▲ KSTAR 진공챔버 내부. 지상에서 가장 추운 환경에 가장 뜨거운 플라즈마를 담는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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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레이저 전공이고 레이저 핵융합에 관심이 많지만 KSTAR에도 지인들이 있고 ITER 프로젝트가 훨씬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재는 내일 쓰도록하고 오늘은 약간 지난 떡밥 분쇄에 나서볼까 한다. (신임 소장 내정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종합 떡밥 세트지만..) 오늘의 주제는 한국형 태양 KSTAR다.
지상의 태양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차세대 핵융합로 건설 프로젝트 ITER. 한국도 자체적으로 추진중이던 KSTAR 프로젝트가 있었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03년 6월에 ITER가입이 결정되었다.
ITER 가입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EU, 인도, 한국 7개 국가이며, ITER은 프랑스 카다라쉬에 부지가 조성되어 있다. (2005년 결정) 각 국가에서 시험로를 건설하여 기술을 시험하며, 부품을 ITER에 납품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크레딧을 IUA (ITER unit of account)라는 금액으로 환산해서 받게 된다. ( 1kIUA는 약 1.4백만 유로 수준) 연구인력 파견에도 크레딧을 받게 되며, 전 세계 공동프로젝트인만큼 조달부품 납기도 맞춰야 하고 해야할 일도 많지만 기술 공유 권리와 ITER 관련 지적재산 실시권도 보유하게 된다.
돌아다니는 루머의 내용은 (1) 잘 하고 있던 전임 소장을 갑자기 자르고 낙하산 인사 (2) 일본에 부품을 넘기고 일본 연구진이 와서 국내 기술을 유출하고 있다는 것인데, 하나씩 정리해보자. (그 루머 포스팅 중 [
링크1][
링크2])
전임 소장이신 신재인 소장님과 신임으로 오신 이경수 소장님에 대해서는
노말시티님의 포스팅에 어느 정도 설명되어있다. 소장 교체 건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 바가 없으니 낙하산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해 두 분의 프로필만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신재인 소장 : 서울대 원자력공학과를 나와 미국 MIT에서 핵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국내 원전 표준화를 이룩한 원자력분야 최고 전문가다. 원자력연구소 소장, 원자력학회장, 원자력환경관리센터 소장 등을 거쳐 왔다. 원자력 발전 계통의 베테랑.
이경수 소장 :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 (석사. 1980) 미국 텍사스대 플라즈마 물리학 박사 (1985). 국제 원자력기구(IAEA) 국제 핵융합 연구 평의회(IFRC) 의장을 맡고 있다.
ITER은 토카막을 이용하는 플라즈마 핵융합로이다. 플라즈마 물리를 전공한 이경수 소장이 낙하산 인사라면 누굴 앉혀야 했을까? 이경수 소장이 신재인 소장보다 부적합한 분일까? 연구소 사람들은 소장님이 바뀌어도 말없이 꾸준히 연구하고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소장이 바뀌어서 연구가 중단되었다던가 하면 모를까 연구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는 외부인이 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2) 핵융합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기술이 일본으로 유출되고 있어요. 중요 부품도 일본에 넘겼어요! (
일본은 뭔가 소중한 것을 가져갔어!)라는 주장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KSTAR의 프로토타입은 미국에서 설계했었으며 우리나라에서 건설하기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규모를 축소해서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국산화한 것이 바로 KSTAR다. 하지만 돈 많고 인력 넘치는 과학 강국들에 비하면 아직 고만고만한 수준이다. KSTAR쪽에 출입하던 동료의 말에 따르면 (그 친구는 ITER로 갔다) 한국인으로만 오퍼레이터를 구성할 수 없을 정도로 전문인력이 부족하다고 할 정도였다.
문제의 부품은 초전도 자석인데 일본이 기존의 디자인을 변경해서 KSTAR에 쓰이는 부품을 쓸 수 있도록 개량했다는 이야기다. (JT-60U에서 JT-60SA로) 대부분 열폭하는 분들의 논조는 이거다.
지들 실패한 부품들 떼다가 우리 갖다주고 우리 설계 배끼고 초전도자석 갖다가 쓴다는데 놔둬도 되느냐? 우리 KSTAR를 가져다가 일본형 KSTAR를 만든다는데 이명박 탓이다?!
KSTAR는 ITER의 회원국들이 설계하고 제작, 시험 중인 실험로라는 사실을 잊지말자. 아직 본 게임(
ITER)은 시작도 안했고, 본 게임이 시작되면 관련 기술은 회원국 전체가 저작권을 갖게 된다. 일본애들이 그 부품 가져다가 쓰고, 핵융합 발전 성공 (Q>10 , 들어간 에너지보다 나오는 에너지가 10배 큰 상태)에 접어든다고 해도 연구 결과는 7개국 모두 공유하는 기술이다. 그리고 그 기술은 ITER의 최종 설계를 결정짓는 데이터가 된다.
결론
원래부터 이 프로젝트는 7개국이 함께하는 프로젝트이며, 일본 연구진들이 와서 어떻게 설치하는지 다 보고 공부하고 이쪽에서 좋은 부품 있으면 가져다 써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일본과 기술 공유도 하기 싫었다면 아예 ITER프로젝트에 참여하지도 말았어야 하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핵융합 기술은 자체 개발에 의존하는 후진국에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또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ITER에 참여하면서 발전하게 된 극저온, 초전도 기술을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형편에 인공위성 쏴올려서 뭐하겠냐고 질문하던 대통령 과학자문위원의 발언이 왜 문제가 되는지를 안다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계의 발전을 위해서 어디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지 다시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연구소에서 밥먹는 사람들이 속세와 정치에 관심없는 도인들뿐이라고 걱정하시면 곤란하다.
과학 기술 개발도 중대한 국가의 사안이 되지만 (에너지, 군사분야처럼) 모든 것을 닫아걸고 쇄국주의로 할 수는 없다. 공동 개발 프로젝트는 말로만 우리 함께 개발해서 같이 쓰자.라는 구두 약속이 아니다. 상당 기간을 들여 양해각서(MOU)를 만들고 심사하고 협의를 거쳐서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 및 과학 기술계 인사 전체를 신뢰하지 못한다면 모를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금 글을 끄적이고 있는 필자보다는 열심히, 바쁘게 움직이고 많은 판단을 내리는 베테랑들이시다.
과학기사를 쓰면서 따로 자료를 모아서 공부하기도 했지만 필자 역시 플라즈마 계통에서는 문외한으로서 대략적인 부분 외에는 알지 못한다. 어떤 분야든, 자신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말할 때 조심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KSTAR에 대해서 평소엔 보도자료도 보지 않던 분들이 도발성(일본, MB, 기술유출. 맛좋은 떡밥이다) 뉴스기사
떡밥에 쉽게 휘둘리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든다.
노말시티님 말씀을 인용해서, KSTAR를 걱정하시는 많은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진심으로 우리 나라의 핵융합이 걱정되신다면 쓸 데 없는 음모론에 시간 낭비 하지 마시고 일괄적인 인력 감축, 예산 삭감, 인턴제 적용 등 과학 기술계 전반에 몰아닥치고 있는 어려움으로 MB 정부를 비판해 주셨으면 합니다...
계속 음모론을 주장하시는 분들께 한 마디 드리겠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단순히 팩트를 수정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MB 정부를 변호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닙니다. 원글이 지금도 열심히 핵융합을 연구하고 계시는 분들을 모독하기 있기 때문입니다. MB가 핵융합을 죽이기 위해서 기존 연구진들을 몰아내고 소장도 자르고 했다면 지금 연구하고 계시는 분들은 도대체 뭐란 말씀이십니까? 지금 KSTAR 연구하시는 분들은 15년전이나 지금이나 그저 꾸준히 자기 할 일 하고 계시는 분들입니다. 근거없는 루머로 그 분들의 순수한 동기를 깎아내리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덧. 노말시티님이 그 포스팅 이후로 핵융합 발전에 관한 연재물을 포스팅하고 계신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링크를 덧붙인다.
1. 핵융합이란 무엇인가?2. 질량에서 에너지가 나온다?3. 1억도의 비밀4. 태양을 붙잡는 방법잘 정리된 포스팅들
햇살보다님의 포스팅 5월의 작은 선인장님의 포스팅 : KSTAR에 대한 짤막한 정리와 단체장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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