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이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가 해수면 상승이다. 지난 10년간 혹은 100년간 해수면이 얼마 증가했느니 하는 이야기를 흔히 듣게 되는데, 본 포스팅에서는 그 방법과 신뢰성, 데이터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한다. (책 읽다가 문득 궁금해져서 좀 후벼봤다)
해수면 증가에 대한 연구는 기본적으로는 과거의 기록에 의존하는데 검조의(tide gauge)나 인공위성을 이용한 측량은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대부분은 해변의 지층에 기록된 고기후의 증거들이 바탕이 된다. 이 세 가지 측량법의 데이터는 각자 다른 오차범위와 데이터 형태를 나타낸다. 이 측정의 타당성 여부는 많은 연구가 되어 있으니 결국 해석의 문제로 넘어가게 되는데, 여기서는 20 세기 이후의 최신 측정에 대한 것만 살펴보기로 하자.
평균 해수면 (MSL, Mean Sea Level) 기후를 논할 때 쓰이는 '해수면'이라는 용어는 '평균 해수면(Mean Sea Level)'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밀물 썰물 효과를 제거하기 위해 취하는 평균값이다. (24시간 관측할 때 나타나는 봉우리들을 평균한 것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좀 더 큰 스케일로는 10여년 주기의 천문학적인 효과(Metonic cycle과 Eclipse cycle)도 영향을 미친다.
대충 생각해봐도 알 수 있겠지만, 평균 해수면은 지정학적 위치와 시기에 따라 다르다. 어디를 기준으로 할 것이냐는 문제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 검조의를 이용한 근대적인 측량은 20 세기에 들어와서 시작되었는데, 현재 영국(UK)에서는 1915년에서 1921년 콘월의 Newlyn의 측량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1921년 이전의 기록은 리버풀의 빅토리아 항의 해수면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북 아일랜드는 벨파스트 Belfast의 1951년 - 1956년의 MSL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 검조의 기록에 따른 1880년 이후 현재까지의 해수면 변화. 100여년 간의 해수면 증가를 보여준다. 붉은 선은 인공위성 관측 결과. ⓒ
Robert A. Rohde (Global Warming Art Project)
인공위성을 이용한 해수면의 정밀 관측 인공위성을 이용한 지구 관측이 가능해지면서 이런 기록들은 훨씬 넓은 범위를 동시에,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GPS 위성, 기상관측 위성들과 함께 기후 관측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녀석들이 중력 관측 위성이다. TOPEX/Poseidon (2006년 고장으로 임무를 종료했다)은 1992년에 발사되어 엘니뇨/라니냐 및 해양 탐사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TOPEX/Poseidon은 해수면의 높이 변동을 3.3 cm 해상도로 관측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 TOPEX/Poseidon 과 Jason 시리즈. 끊임없이 지구를 측량하고 관측하고 있다. (NASA)
TOPEX/Poseidon 이라는 긴 이름이 붙은 이유는 2 대의 장비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TOPEX는 NASA에서 라디오파 (전파)를 이용해서 해수면에서부터 인공위성까지의 고도를 측정하는 고도계Altimeter를, Poseidon은 프랑스의 CNES에서 만든 고도계를 탑재하고 있다.
인공위성으로 해수면을 결정하려면 우선 '기준'이 필요하고, 측정하는 인공위성의 '정확한 위치'가 필요하다. 인공위성의 시야는 매우 넓기 때문에 어디에 비교해서 얼마가 높다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입체적인 데이터를 제공한다. 따라서 기준도 입체적일 필요가 있다. 기준면으로 사용하는 것은 크게 2 가지인데,
기준 타원체 Reference Ellipsoid, 지오이드 Geoid가 있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①
기준 타원체는 지구의 평균중력을 기준으로 그린 구체 Sphere와 위도별로 발생하는 원심력에 의한 효과를 더한 타원체이다. 이 기준면은 인공위성의 위치 계산에 이용된다.
② 지오이드 Geoid는 지표면에 있는 산, 바다에 의한 국소적인 중력의 차이까지 묘사하는 지형도라고 보면 되는데, 실제 지표면보다는 완만한 형태이다. 산이 있으면 산의 무게가 가지는 중력 때문에 지오이드가 높아지고, 바다 속 해구는 그만큼 중력이 낮으므로 지오이드가 내려간다. 에베레스트 산과 마리아나 해구의 지오이드 차이는 약 200미터 정도 된다. 설명까지 번역하진 않겠지만 아래 그림을 참고하시기를. 중력 측정 위성Gravimetric Satellite에서 사용하는 편향각deflection angle에 대한 설명이다.
지오이드는 바람이나 기상에 영향을 받지 않을 때, 해수의 기준면이 된다. (중요)▲ 지오이드와 기준 타원체, 그리고 중력 편향각을 설명하는 그림 ⓒ Venkatraman R. Sundar
인공위성의 고도는 어떻게 결정할까? TOPEX/Poseidon은 3 가지 정밀 위치결정 시스템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NASA의 기술로, 레이저 반사 어레이 (Laser Retroreflective Array, LRA)를 이용한 10~ 15개의 위치 측정 관측소를 이용한 위치 결정이다. 또 하나는 프랑스의 CNES에서 제공하는 기술로 DORIS라 불리는 도플러 위치 측정 시스템이다. 마지막 하나는 GPS위성을 이용하는 위치 결정이다. 이 세 가지 기술이 조합된 결과 TOPEX/Poseidon 위성의 위치는 2 cm 이내의 오차로 정확하게 결정된다.
▲ 인공위성에서 해수면을 측량하는 원리. 지상의 DORIS, LRA 스테이션과 GPS가 인공위성의 위치를 결정하고 위성에서는 마이크로파로 해수면까지의 거리를 측정한다. (NASA/JPL)
인공위성의 위치는 이제 확실하게 알았으니 지상을 내려다 볼 차례다. 해수면 관측은 라디오파를 해수면에 쏘아서 되돌아 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기본적인 방법을 이용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대기권 상층부의 자유전자 free electron나 해수면의 수증기에 의해 왜곡/지연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영역의 (18, 21, 37 GHz)의 전파로 관측해서 보정해주게 된다. 정밀도는 위에서 말했지만 3.3 cm 정도다.
결과는 [기준 타원면에서 인공위성까지의 거리] , [중력 편향각 측정으로 구한 지오이드], [인공위성과 해수면 사이의 거리]로 얻을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적절한 가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지오이드가 해수의 기준면이 되는데, 그 기준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는지를 측정하면 여러 가지 의미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 1992년 TOPEX/Poseidon이 보내온 결과. 해수의 흐름은 이 지형도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NASA/JPL)
해수면은 해수의 열팽창, 해수면의 기압, 해수의 흐름, 해저 지형에 영향을 받게 되는데 TOPEX의 관측 결과는 기존에 이론으로 예측되던 효과들을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그 중 하나가 코리올리 힘에 의한 효과인데, 북반구에서는 해저의 언덕을 만나면 언덕을 끼고 시계방향으로 해수가 회전하는 반면, 남반구에서는 분지 지형에서 시계 방향 회전이 나타난다. 위 지형도의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 차이는 2 미터 정도다.
이런 관측은 해양 활동에 유용한 여러 정보를 제공하는데, 허리케인이나 해상 폭우, 지진성 해일 등의 예보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TOPEX가 2006년까지 임무를 수행(수고많았다..) 하는 동안에도 다음 계획들이 계속 진행되어왔다. 지금은 2001년부터 Jason 1,2시리즈가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다뤄보도록 하고..
결론 오늘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관측에 대해서 잠깐 맛보기 삼아 훑어보았다. 가시영역에서 사진을 찍는 것 외에도 다양한 측량과 관측이 진행 중이고 이런 결과들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무리 정밀한 관측도 최근의 수 십년 간의 변화 추이로 100년을 내다본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측정이 매우 믿을만하고 정밀하지만, 이것이 앞으로 100년간 꾸준히 지구가 가열될 것이라는 것을 뒷받침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에는 고기후의 해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오늘은 그냥 인공위성의 측정이 궁금해서 좀 조사해본 김에 써본 포스팅이다.)
포스팅에 나오는 모든 자료는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것이며, 사진과 그림의 출처는 그림 설명 오른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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