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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7 13:49
sonnet님 블로그의 영변 사용후핵연료봉 저장시설의 실태

 sonnet님 블로그에는 다양한 문건과 자료를 토대로 한 좋은 글들이 많기에 자주 들러서 구경하는 편이다. 글을 읽다가 다소 잘못된 것 같은 부분이 있어서 질문을 겸해 글을 써보고자 한다.

 우선 위 포스팅에서 인용한 책의 저자는 [저장수조 안의 물은 세계 어느 곳이나 투명하기 마련이지만 영변의 그것은 에메랄드 그린색 조류(藻類)가 자라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와 수면에서 터지고 있었다.](sonnet님 포스팅 본문에서)고 밝힌 후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우라늄 연료를 넣은 길이 약 1m의 금속제용기가 부식되고 있다는 것을 뜻했다. 물이 우라늄[sic.]과 접촉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고도의 방사능에 오염된 수소 가스가 물속에 방출된다. 이 가스가 수조 안의 거품의 정체인 것이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sonnet님은 이에 대해 [참고로 저자는 물과 반응하는 것이 우라늄이라고 하는데 제 생각엔 그건 연료봉을 감싸고 있는 마그네슘 합금의 일종인 마그녹스 피복이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저자가 기술자가 아니라 그 정도는 감안하고 읽어야 할 듯.]라고 쓰셨다.

 영변의 5 MW급 원자로는 구시대에 지어진 흑연감속로(Graphite moderated reactor)로 sonnet님 말씀대로 Magnox라는 표면 산화처리를 하지 않은 마그네슘+알루미늄 합금을 피복으로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알루미늄이나 구리가 그렇듯이 표면 산화처리를 하지 않은 금속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표면이 산화되어 내부로 더 이상 산화가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금속이 물과 반응해서 부식작용을 일으키면 수소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나, 인용한 책의 저자가 그 가스가 '수소'인지 확인했는지가 궁금하다.

 내 생각에는 표면의 마그네슘 산화작용은 일찍 끝난 상태였을 것이고, 산화 마그네슘(MgO)은 물에 잘 녹지 않는다. (용해도 0.0086 g / 100 mL) 아마도 산화 피막을 형성해서 더 이상 산화는 일어나지 않았을거라고 생각된다. 저장용기의 수조에서 올라오는 기포는 아마도 조류가 따뜻한 수조 내부에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건 아닌 것으로 결론. 확인 과정과 세부 사항은 sonnet님이 트랙백 걸어주신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 09/09/07추가)

 하나 더. [물이 우라늄[sic.]과 접촉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고도의 방사능에 오염된 수소 가스가 물속에 방출된다.]라는 부분인데, 폐연료봉을 물 속에 집어넣는 것은 폐연료봉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흡수하기 위한 것이다. 경수도 고압 상태에서는 중성자를 흡수하지만 보통 물 속에 조금 들어있는 중수(D2O, D는 Deuterium)가 중성자를 흡수해 중수소 중 하나가 삼중수소(Tritium)로 바뀐다. 이 과정은 우라늄과 화학반응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핵 붕괴과정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흡수함으로 인해 생기는 핵 물리학적 변환 과정이다. 게다가 삼중수소는 야광시계에도 쓰이는 약한 방사성 물질이다. 삼중수소도 다량으로 흡입하면 몸에 좋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긴 하다. 하지만 중수와 삼중수소가 얼마나 적은지 알면 그런 걱정도 줄 것 같다. 중수는 보통 물분자 4100만개 중 1개 꼴로 존재하고, 그 중 일부가 중성자를 흡수해서 3중 수소를 가진 중수가 된다. 이것이 금속과 반응해서 삼중수소 기체를 내보낼 확률은 얼마나 될까?  저자가 핵 폐기물에 대해서 과민한 부분이 있다.

 북한이 폐연료봉을 재처리할까 하다가 딱 걸려서 그냥 저장만 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리도 엉망진창이었다는 것은 옳은 지적이지만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기에 지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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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7 13:49 2009/09/0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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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quarantine station : 영변 폐연료봉 저장시설에서 나오는 거품의 정체 (실피드) 좋은 의견 잘 읽었습니다. 저도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이 문제에 관련해 제가 정리한 내용을 중심으로 적어 볼  x
ㅁㄴㅇㄹ
2009/09/07 08:47 | EDIT | REPLY
닐스 보어가... 덴마크에 처들어온 독일군을 피해서 레지스탕스의 도움을 받아 아슬아슬하게 기차였는지 비행기였는지 올라타서 영국으로 도망가 목숨을 건졌는데..

한숨 돌리고 보니까 맥주병에 중수를 받아놨었는데 (핵무기 만드는데 쓸려고) 이걸 깜빡하고 놓고 와 버린 것입니다. 독일이 핵무기 결국 못 만든거 생각하면.. (사실 중수 한병 가지고 성공과 실패가 갈릴 일도 없겠지만 ㄲㄲ) 아마 그 중수는 독일군 사병이 맥주인줄 마셨을 거라고 추측된다는데.. (하이젠베르크-부분과 전체)

어떻게 됬으련지.. ㄲㄲ
sylpheed
2009/09/07 09:57 | EDIT
재밌는 에피소드군요. 2차 대전 당시 중수를 둘러싸고 벌어진 작전들을 듣노라면 정말 흥미진진하긴 합니다.

중수 (보통은 D2O를 얘기하는데, 원래는 H2O에서 O가 동위원소인 것도 포함합니다)는 보통은 너무도 적은 양이라 인체의 수분 중 25% 정도를 채우기 시작하면 좀 해롭다고 그럽니다. ^^; 보통 70%가 수분이라고 하는데 맥주 한 병이 정제된 중수라고 하면 1리터라고 치고 다 흡수되면 3~5% 정도가 중수가 되는 셈이네요. ㄷㄷ

좀 부작용이 있긴 했겠지만 ㅎㅎ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 한 병을 마신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sylpheed
2009/09/07 09:59 | EDIT | REPLY
sonnet님이 벌써 자세한 답글을 달아주셨네요. 제가 사소한 것에 매달리다보니 기술진도 동행했었고 그 거품을 관찰하고 수조의 샘플을 분석했을 거라는 것도 잊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sonnet님 포스팅에서 북한과 미국의 폐연료봉 저장과 플루토늄 재처리를 둘러싼 힘겨루기를 읽어보시길 ^^
2009/09/07 11:01 | EDIT | REPLY
원자력 쪽은 잘 모르겠고(...)
"알루미늄이나 구리가 그렇듯이 표면 산화처리..."에서, 알루미늄은 맞지만, 구리는 아니다.
자연 상태의 구리는 표면 산화층이 치밀하지 못해서 보호막(부동태 피막)의 의미가 없거든.
sylpheed
2009/09/07 11:13 | EDIT
음 역시 허름한 건 금방 티가 난다니까.. 예전에 산화구리 코팅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어서 너무 대충 생각했던 거 같다. 마그네슘도 아마 꼼꼼한 보호막이 생기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2009/09/08 09:07 | EDIT | REPLY
"산화층이 치밀하다"라는 표현은 상대적인거니까, 마그네슘정도면 치밀하다고도, 치밀하지 않다고도 할 수 있고.. 구리의 산화피막은 인위적으로(코팅) 만든 경우 어느정도 치밀하게도 만들 수 있기는 해. 하지만 자연상태에 그냥 놔두는 거라면 그닥. 구리의 경우 내식(corrosion resist) 매커니즘이 알루미늄이랑은 다르니깐.

오랜만에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전공 이야기가(조금이나마) 나와서 급빵긋 q*ㅡ_ㅡ*p
sylpheed
2009/09/08 11:13 | EDIT
음 땡스. 근데 부식corrosion은 공업용 핸드북이 있을 정도로 실제로는 많이 사용되는 부분인데 물리과에서는 도통 접할 길이 없는 과목이다보니 아는게 전무하다. 우리야 표면에 ion implantation하거나 oxidation하는 정도지. 격자구조가 다르다는 정도까지 밖에 생각을 못하겠근하.

나이가 드니까 친구들끼리 전공 얘기로 놀 수 있어서 재밌다능..
2009/09/10 11:51 | EDIT | REPLY
아아... 이야기에 끼어들기엔 내공이 부족하다... 털썩...
sylpheed
2009/09/10 12:30 | EDIT
아는 얘기면 같이 얘기하고..
잘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면 되지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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